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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Seoul, La Piscine 회고

hygoni 2020. 2. 16. 17:11

 

이 글은 42 Seoul 프로그램의 관문인 온라인 테스트와 La Piscine에 대한 회고이다. (1.20~2.15, 약 4주)

 

42 Seoul이란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보자. 42 Seoul은, 프랑스 Ecole 42의 교육 프로그램을 가져온 것으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사업 중 하나이다. (벤치마킹이 아니라, 공식 42 Network에 포함되어있다.) 42 Seoul에서는 교육비, 교수, 교재가 존재하지 않고, 교육 시스템으로서 학생에게 프로그래밍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파리, 실리콘밸리 등등 캠퍼스마다 기숙사 지원 여부 등이 다르긴 한데, 한국에서는 기숙사는 지원하지 않고 학생이 교육에 집중하도록 월 100만 원 (세후 91.2만 원)의 지원금을 준다. 

 

개포디지털혁신파크, 새롬관 사진

 

42 Seoul의 첫 번째 관문, Online Test

42 Seoul의 교육을 받기 위해선 두 가지 관문이 있는데, 그 첫 관문이 바로 온라인 테스트이다. 사실 여기에 대해선 크게 할 말이 없다.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억력과 논리력을 테스트하는 게임(!)을 2시간 동안 진행하면 이틀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 물론 게임 규칙은 알려주지 않는다. 이것저것 해보면서 스스로 규칙도 찾아야 한다. 이 시험은 42 Seoul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 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42 Seoul의 두 번째 관문, La Piscine

온라인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에겐 La Piscine 과정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La Piscine은, 프랑스어로 수영장이라는 말인데, 학생들을 수영장에 빠뜨려서 스스로 수영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과정은 4주간 진행되며, 코딩을 처음 배우는 사람부터 전공자 등등 차별 없이 4주 동안 같은 과제를 풀고 (언어는 C언어로!), 시험을 보고, 팀 프로젝트를 한다.

 

42 Seoul이랑 관련없는 수영장 짤

 

"스스로 수영하는 방법을 배운다"라는 말이 꽤 멋있어 보이지만, 직접 당해보면 꽤 아프다! 스태프들은 진짜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피신 첫날에 제일 하는 말은 "어.. 그래서 우리 뭐 해야 되는 거예요?"다. 시스템에 접속하는 방법, 접속하면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스스로 혹은 동료와 함께 찾아야 한다. 정말 신기한 점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아도 사람들은 방법을 찾고, 그 방법을 공유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이다. 1~2시간만 지나도 사람들은 이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법을 터득하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 앞서 말한 "스스로 수영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말도 이렇게 막막한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아나간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La Piscine은 미리 많은 정보를 알고 들어올수록 얻어갈 수 있는 게 적어진다. 그래서 교육생들은 참가 전 외부에 세부적인 교육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다.

 

첫 날 뿐만 아니라 과제를 풀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 많다, 우선 과제의 난이도가 어렵다. 문제 자체가 어렵다기 보단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xxxxx.h의 xxxxx함수를 구현해보세요"라고 던져주면 정말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 함수는 예외 케이스에서 어떻게 동작하지? 버퍼가 남거나 부족하면 어떡하지? 등의 것들을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야 된다. 그리고 가끔 문제에 숨겨진 조건을 찾아야 할 때도 있는데, 이럴 땐 문제가 정말로 어려워진다. 주어진 과제와 관련된 개념들을 깊숙이 이해하고, 특정한 조건에서 "아,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구나!"를 찾고 그것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동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해결책을 찾아낸다.

 

다시 말하자면 문제의 풀이가 어려운 게 아니다. 다만 풀이에 도달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고 그것을 찾아내는 과정이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눈앞이 깜깜하고 막막한 상황에서도 결국 방법을 찾아낸다. 개인의 실력이 탁월한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사람이 많으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고, 그것들을 조합해보면 정답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만큼 좌절을 하는 사람이 많다.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도 종종 있고.. 나도 멘탈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옆에 앉은 동료에게 의지하면서 버티는 듯하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자, 혼자서 버티기엔 꽤나 가혹하다.

42 Seoul의 교육 철학과 개인적인 생각

이 내용은 어딘가에 나와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4주간 몸으로 느낀 42 Seoul의 교육 철학,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다. 개인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인생은 운이다.

디테일하게 말해줄 수는 없지만, 42 Seoul에서는 평가에 운이 어느 정도 반영된다. 당연한 말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는 대놓고 운으로 결정되는 요소들을 일부러 집어넣었는데, 왜냐하면  세상은 불공평하고 운이 영향을 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불공평함을 받아들이면서도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라는 듯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함께 가기

일반적인 학교 시험과는 다르게, 42 Seoul의 과제 및 시험에 나오는 문제들은 대부분 한 번에 풀 수가 없다. 그리고, 채점 시스템은 매우 깐깐하기 때문에 (문제 채점을 컴퓨터가 한다.) 자신 있게 코드를 제출해도 0점을 맞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좌절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자신에 대한 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 견디기 어려워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 자체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도록 장려한다. 그리고 혼자서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시점이 한 번쯤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 같다. 그럴 땐 혼자 끙끙대지 말고 주변 사람과 대화를 많이 나눠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해결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고, 별거 아닌 아이디어도 도움이 될 때가 많았다. 

시스템에 철학을 담는다는 것, 그리고 확장성

내가 13년 (초중고 + 대학교 1학년) 동안 학교 교육이란 걸 받으면서 느끼지 못한 것을 여기서 많이 느꼈는데, 그건 바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완성도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스템에 철학을 불어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낀 계기가 되었다. 예를 들어 피신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면서 서로 배우게 되고, 틀리지 않고서는 맞을 수 없는 문제를 풀면서 틀리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공부하는 법을 배우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서로 이끌어주고 이끌림 받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러한 방식 하나하나에 숨겨진 의도를 생각해보면서 정말로 많은 생각이 담긴 시스템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교수, 교재 등이 없이 시스템 자체만으로 교육하기 때문에 시스템에 접속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장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42 Seoul에선 MAC으로 개발하니까 비용이 어마어마하겠지만 확장성이 좋은 만큼 미래에는 더 많은 사람에게 교육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가 담긴 게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Project-X인 것 같은데, 뭐.. 아직은 42 Seoul도 손이 많이 가서 시간은 좀 걸리겠지?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이나 이메일 (9hrack@naver.com)으로 남겨주세요. 모든 걸 말해줄 수는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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